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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철학

아낙사고라스: 누스(Νοῦς)와 무한 분할의 철학자

by king5102 2025. 2. 24.

1. 아낙사고라스의 생애와 철학적 배경 – 이오니아에서 아테네로

아낙사고라스(Ἀναξαγόρας, 기원전 500~428년경)는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로, 물질의 본질과 우주의 질서를 탐구하며 ‘누스(Νοῦς, Nous, 이성 또는 정신)’ 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철학자이다. 그는 이오니아(Ιωνία) 지역에서 태어나 아테네로 이주하여 활동하며, 아테네에서 과학적 사고를 확립하는 데 기여한 인물로 평가된다.

아낙사고라스의 생애와 철학적 활동

  • 그는 이오니아 지방의 클라조메나이(Clazomenae)에서 태어나, 후에 아테네로 이주하여 활동하였다.
  • 당시 아테네는 페리클레스(Pericles) 시대에 번영하였으며, 아낙사고라스는 아테네의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철학을 발전시켰다.
  • 그러나 그의 사상은 신에 대한 기존의 관념과 충돌하였고, 그는 결국 무신론 혐의로 고소당해 아테네를 떠나야 했다.

이오니아 자연철학과의 연관성

  • 아낙사고라스는 밀레토스 학파(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의 영향을 받아, 세계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였다.
  • 그는 자연 현상을 신화적 설명이 아닌 합리적, 과학적 원리로 이해하려고 하였다.
  • 하지만 그는 밀레토스 학파의 물질 중심 철학을 발전시켜, 우주를 조직하는 정신적 원리인 '누스(Νοῦς)' 개념을 도입하였다.

아낙사고라스의 철학적 의의

아낙사고라스는 우주의 질서를 설명하기 위해 정신(Nous)을 최초로 도입하며, 형이상학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아낙사고라스: 누스(Νοῦς)와 무한 분할의 철학자


2. 만물종자설(萬物種子說) – 물질의 본질과 무한 분할

아낙사고라스는 모든 물질이 ‘씨앗(σπέρματα, spermata)’이라는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이 결합과 분리를 통해 만물을 형성한다고 주장하였다.

모든 것은 ‘씨앗(σπέρματα)’으로 이루어져 있다

  • 그는 세계가 단일한 원소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혼합된 결과라고 보았다.
  • 즉, 모든 물질은 다양한 종류의 씨앗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사물은 특정한 씨앗이 우세한 형태로 존재한다.
  • 예를 들어, 뼈는 단단한 씨앗이 많고, 혈액은 액체 성질을 지닌 씨앗이 많다고 보았다.

무한 분할 – 물질은 끝없이 나눌 수 있다

  • 그는 물질이 끝없이 나뉠 수 있으며, 가장 작은 단위에서도 다양한 성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 이는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Atomism)과 대비되며, 데모크리토스가 "물질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원자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아낙사고라스는 "물질은 무한히 나눌 수 있다"고 보았다.

만물종자설의 현대적 의미

아낙사고라스의 개념은 후대 화학에서 혼합물과 성분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 기초가 되었으며, 현대 생물학에서도 유전자의 다양성과 연관 지을 수 있다.


3. 누스(Νοῦς) – 우주를 조직하는 이성적 원리

아낙사고라스는 세계의 질서와 운동을 설명하기 위해 누스(Νοῦς, Nous)라는 개념을 도입하였으며, 이를 통해 형이상학적 철학을 발전시켰다.

누스(Nous)란 무엇인가?

  • 누스는 우주의 운동을 일으키는 최초의 원리이며, 만물의 질서를 조직하는 이성적 힘이다.
  • 그는 자연 현상과 만물의 질서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어떤 지적인 원리에 의해 조정된다고 믿었다.
  • 하지만 누스는 인격적인 신과 같은 존재가 아니라, 순수한 이성적 원리로서 작용하는 개념이었다.

누스의 역할 – 운동과 질서를 부여하다

  • 아낙사고라스는 초기 우주는 정지된 상태였으며, 누스가 개입하여 만물의 운동을 일으켰다고 설명하였다.
  • 누스는 만물의 혼합과 분리를 통해 세계를 형성하며, 이는 일정한 법칙을 따른다.
  • 따라서 우주의 질서는 단순한 물질의 조합이 아니라, 이성적인 원리에 의해 작동하는 체계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누스 개념의 철학적 의의

아낙사고라스의 누스 개념은 후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신적 이성(로고스, Logos) 개념의 기초를 제공하였다.


4. 아낙사고라스의 철학적 유산 – 과학과 형이상학의 연결

아낙사고라스는 물질의 본질과 우주의 질서를 탐구하며, 철학과 과학을 연결하는 중요한 개념들을 제시하였다.

천문학과 자연과학에 미친 영향

  • 그는 태양이 신적인 존재가 아니라 거대한 불타는 돌덩어리라고 주장하였으며, 이는 당시의 종교적 관념과 충돌하였다.
  • 그는 달의 빛이 태양의 반사광이라는 사실을 밝혔으며, 월식과 일식의 원리를 설명하였다.
  • 이러한 연구는 후대 아리스타르코스의 태양 중심설과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도 영향을 주었다.

철학적 사유에 미친 영향

  • 아낙사고라스의 누스 개념은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teleology)에 중요한 영향을 주었다.
  • 플라톤은 세계가 지적인 원리에 의해 구성되었다는 개념을 발전시켜, 형이상학의 중요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누스 개념을 확장하여, 모든 사물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변화한다는 목적론적 세계관을 발전시켰다.

결론: 아낙사고라스는 과학과 철학의 융합을 시도한 선구자였다

아낙사고라스는 만물종자설을 통해 물질의 다양성을 설명하고, 누스 개념을 통해 우주의 질서를 조직하는 원리를 제시하였다.
그의 철학은 과학적 탐구와 형이상학적 사고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후대 자연과학과 철학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에도 그의 사상은 현대 물리학과 우주론에서 질서와 법칙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철학적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